우산을 쓴 외국인 관광객들이 서귀포시 성산읍 성산일출봉을 탐방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우산을 쓴 외국인 관광객들이 서귀포시 성산읍 성산일출봉을 탐방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방한 외국인 관광객 중 서울을 찾는 비중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와 기타 지역 방문이 늘면서다. 관련 업계에서는 여전히 서울 방문 비중이 압도적이라며 지역 관광 활성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4일 한국관광공사 한국관광 데이터랩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인천공항, 김포공항, 인천항구를 통해 한국을 찾은 외국인은 572만9000여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방한 외국인의 74.4%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8.9%포인트 줄었다.

인천공항과 김포공항, 인천항구 등은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지역 방문 시 주요 통로로 꼽힌다.

같은 기간 김해공항과 부산항구를 통한 방한 외국인은 73만7000명(9.6%)으로 지난해와 동일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반면 제주공항·제주항구를 통해 방한한 외국인은 63만2000명으로 8.2%였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3.6%)의 2.3배에 달하는 것이다.

그 외 기타공항·기타항구를 통해 들어온 외국인은 60만3000명(7.8%)으로 지난해 동기(3.6%)의 2.2배를 기록했다.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이 여행지로 서울과 부산에서 제주와 기타 지역으로 옮겨가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여전히 서울 방문 비중이 압도적이다. 일본과 태국, 베트남처럼 지역 관광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작지 않다.

일본은 수도인 도쿄 외에도 오사카, 교토, 후쿠오카, 삿포로, 나고야, 오키나와 등 유명한 지방 관광지가 수두룩하다. 최근에는 시즈오카, 마쓰야마 등 소도시를 찾는 수요도 늘어나는 추세다.

태국은 수도 방콕 외 파타야, 푸껫, 치앙마이, 꼬사무이 등 다양 한 지역 관광지가 인기다. 베트남은 하노이, 호찌민, 다낭, 냐짱(나트랑), 달랏이 유명하다.

이 때문에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이 서울에만 머무르지 않고 지역도 방문할 수 있게 다양한 지역 콘텐츠 확대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휘영 인터파크트리플 대표는 지난 7일 '대한민국 관광대국의 길' 도서 출판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서울 한 곳에만 집중되고 있는 인바운드 관광 수요를 다른 지역으로 얼마나 확장할 수 있느냐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한국을 찾은 관광객들이 전국 곳곳에서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행산업 전문 독립 연구기관 야놀자 리서치는 한국 재방문율을 높이는 핵심 전략으로 한국 고유의 문화 자산을 활용한 숙박 문화 브랜딩과 지역별 스토리 개발, 쇼핑-미식 등 관광객의 반복적 소비 활동 만족도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짚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한국방문의해위원회와 '2024 한국방문의 해'를 계기로 외국인 관광객의 지역 방문을 확산하고자 지방관광 특화상품 개발 사업을 추진한다.

국내 여행업계의 지역관광 상품 개발을 활성화하고 외국인 관광객에게 자신의 취향에 따라 지역 곳곳을 방문하고 여행할 수 있는 다양한 상품을 제공하고자 지방관광 상품 개발부터 판촉까지 단계별로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외국인 관광객의 지역 방문을 확산하기 위한 것으로 K-팝을 비롯해 음식, 전통, 자연, 치유, 등산 등 지역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일정으로 전주한옥마을과 보성 녹차밭, 경주 석굴암, 강원 설악산 등 주요 지역 관광지를 둘러보는 '한국의 발견 전국 일주 7일' 상품 등이 구성돼 있다.

문체부 관계자는 "이번 '지방관광 특화상품'이 지역관광 활성화에 기여하고 다양한 지역관광 상품 개발의 마중물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문체부는 앞으로도 지역관광 기업을 발굴하고 상품기획부터 판촉까지 단계별로 적극 지원해 외국인은 물론 궁극적으로 지역에 더욱 많은 사람이 오가며 활력을 불어넣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