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여행 관련 이미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반려동물 여행 관련 이미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여기는 '펫팸족(펫+패밀리)'이 늘면서 펫 동반 여행이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반려견 동반 템플스테이가 인기를 끈데 이어 항공사는 '반려견 전세기'까지 띄웠다. 반려견과 함께하는 여행 상품이 출시와 함께 완판행진을 이어가면서 여행업계는 펫팸족을 겨냥한 상품 출시로 고객 잡기에 분주해졌다.

1일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한국의 반려동물 양육인구 비율은 지난해 기준 28.2%에 달한다. 반려동물 양육인구 비율이 늘면서 동반 여행 또한 증가하는 추세다. 올해 상반기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한 '반려동물 동반 여행' 언급량은 2021년 상반기 대비 3.3배 늘었다.

트렌드 검색에 그치지 않고 반려동물 동반 여행을 떠난 여행객도 증가세를 보였다. 반려동물과의 여행 경험을 묻는 질문에 '당일 여행 경험이 있다'고 답한 비율은 2022년 65.7%에서 올해 70.1%로 4.4%포인트 늘었다. '숙박여행 경험'은 53%에서 60.4%로 증가했다.

여행을 가장 많이 떠나는 반려인은 2030세대 여성으로 나타났다. 반려동물 여행플랫폼 '반려생활' 회원은 2030세대 여성이 56.2%로 절반을 넘었다. 숙박 예약을 하는 반려인 이용자 역시 30대 여성(26.6%), 20대 여성(17.1%)이 가장 많았다.
'댕댕이 제주 전세기'에 탑승한 반려견과 보호자. 사진=한경DB
'댕댕이 제주 전세기'에 탑승한 반려견과 보호자. 사진=한경DB
반려동물 동반 여행객은 특히 이색 상품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누구보다 빠르게 체험하고 싶어 하는 성향으로 출시된 상품은 빠른 완판으로 이어졌다. 반려견과 템플스테이를 체험하는 '댕플스테이' 상품은 판매 시작 30초 만에 마감됐다. '댕댕이 제주 전세기'는 3분 만에 자리가 다 찼다.

공사 측은 "반려생활이 기획한 댕플스테이 상품이 1회차 판매에선 완판까지 1시간이 걸렸다"면서도 "반려견과 함께 사찰복을 입고 점심공양, 스님과의 차담, 108배 체험 등 즐기는 모습이 SNS상에서 화제가 돼 2회차는 30초 만에 완판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처음 출시된 '댕댕이 제주 전세기' 상품은 오픈과 동시 완판을 기록 중이다. 반려견 전용 좌석을 이용해 편하게 제주로 떠날 수 있다는 점에서 반려견주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펫 동반 여행객이 늘면서 업계에선 반려동물 여행 특화 상품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반려동물 동반 객실은 물론 펫 동반 여행객만 이용할 수 있는 숙박시설은 통상 일반 숙소보다 가격이 높지만 입소문을 탄 숙소의 경우 수개월 전 예약이 마감될 정도다.

반려견과 함께하는 액티비티도 주목받는다. 최근 반려견 동반 라운딩 상품은 반려견과 함께 골프를 칠 수 있고 산책까지 가능해 반려견을 키우는 골프 동호인 사이에서 체험해보고 싶은 장소로 꼽힌다.

지방자치단체도 반려동물 친화 관광지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한국관광공사와 공모해 '2024년 반려동물 친화 관광도시'로 경기 포천시와 전남 순천시 등 두 곳을 선정했다. 반려동물 친화관광도시는 반려동물과 함께 여행하며 해당 지역의 관광자원을 활용해 자유롭게 숙박, 체험, 쇼핑 등 활동을 할 수 있는 도시다.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4 케이펫페어 서울'을 찾은 시민들이 반려용품들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4 케이펫페어 서울'을 찾은 시민들이 반려용품들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지난해 발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 양육 인구는 1500만명으로 추산된다. 반려동물 관련 시장 성장세도 두드러지고 있다. 매년 10% 이상 성장해 지난해 산업 규모는 4조6000억원, 2027년 6조원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관광공사 반려동물 동반여행 활성화 방안 연구에 따르면 반려동물을 동반한 여행객은 일반 여행객 대비 당일 기준 3.7배, 1박 이상 여행에선 2.2배 돈을 더 많이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여행 상품이 다양해지면서 예약과 출발 일정이 늘고 있다"며 "젊은 층에서 수요가 많은 만큼 이색 상품 개발이 업계 중요한 화두로 떠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