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을 것 같던 무더위가 누그러지고 어느새 선선한 바람이 코끝을 스친다. 성큼 다가온 가을, 알록달록 단풍만큼 다채로운 이벤트가 기다리고 있다. 가을 내음 담뿍 담은 축제와 함께 계절의 한복판으로 떠나보자.

세종이 머문 121일 간의 이야기를 기억하고자 지어진 초정행궁. 아늑한 전통 담장과 야간 경관조명으로 새로워진 매력을 청주에서 만나본다.
축제의 시작을 알리는 어가 행렬. 사진=청주시
축제의 시작을 알리는 어가 행렬. 사진=청주시

제18회 세종대왕과 초정약수축제

예부터 효능이 입증된 초정 약수 ‘초정’은 ‘후추처럼 톡 쏘는 물이 나오는 우물’이란 뜻을 지녔다. 1444년 세종대왕은 약수의 발원지인 초정으로 두 차례에 걸쳐 행차해 121일을 머물며 안질과 소갈증을 치료하고 훈민정음 창제와 양로연, 편경 제작, 청주향교 책 하사 등 다양한 애민 정책을 펼쳤다.
초정행궁의 집현전에서 한글을 채워 넣은 ‘조명 아트’를 감상할 수 있다. 사진=청주시
초정행궁의 집현전에서 한글을 채워 넣은 ‘조명 아트’를 감상할 수 있다. 사진=청주시
세종대왕과 초정약수축제는 세종대왕과 초정 약수에 얽힌 이야기와 그 가치를 널리 알리기 위한 장이다. ‘초정행궁의 비밀’이라는 주제로 열리는 올해 축제는 어가 행차와 영천제를 비롯해 세종대왕 일대기 북토크 콘서트, 초정 약수 음료 만들기, 세종대왕과 소헌왕후 선발대회 등 다채롭게 꾸며진다. 세계 3대 광천수로 알려진 초정 약수의 효험과 문화적 가치, 역사성을 직접 느끼고 싶다면 놓치지 말자.
사진=청주시
사진=청주시
INFO
10.11(금)~10.13(일)
충북 청주시 초정문화공원 및 초정행궁 일원

청주에서 어디 갈까?

국내 최초 수장형 미술관인 국립현대미술관 청주. 사진=도진영
국내 최초 수장형 미술관인 국립현대미술관 청주. 사진=도진영
국립현대미술관 청주

2018년 12월 개관한 국립현대미술관 청주.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 최초 국립현대미술관이자 국내 최초 수장형 미술관이라는 타이틀을 지녔다. 미술관의 소장품을 보관하는 비밀스러운 공간인 수장고를 관람객이 직접 들어가 볼 수 있도록 공개해 개방과 소통을 위한 열린 미술관을 지향하고 있다.

오는 12월 14일까지 2024년 개방 수장고 어린이 프로그램 ‘수장고 연구소’를 연다. 일일 수장고 연구원이 되어 재료에 따라 작품의 보존 방법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고민해볼 수 있는 시간이다.
복합문화예술공간 동부창고. 사진=도진영
복합문화예술공간 동부창고. 사진=도진영
동부창고

옛 연초제조창의 담뱃잎 창고가 환골탈태했다.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재생사업을 통해 공장 창고의 원형을 유지하면서 매력적인 문화예술공간으로 재탄생했다.

공연이 가능한 다목적홀, 목공 체험을 하는 목공예실, 쿠킹클래스가 진행되는 푸드랩, 시민과 지역의 예술가와 함께 만들어가는 창의예술교육공간 등 다양한 예술 놀이터로 매일 진화하고 있다. 창작과 예술 활동을 지켜보며 여유롭게 커피 한 잔도 즐길 수 있다.
운보 김기창 화백이 노후를 보낸 운보의 집. 사진=도진영
운보 김기창 화백이 노후를 보낸 운보의 집. 사진=도진영
운보의 집

지갑 속 만 원권 세종대왕의 초상을 그린 운보 김기창 화백. 어머님의 고향이었던 이곳에 1984년 운보의 집을 완공하고 작품 활동에 전념하며 노후를 보냈다.

전통 양식의 한옥을 중심으로 운보미술관, 운보 공방, 분재 난 전시장, 야외 도자기, 수석 공원, 연못 등이 자리하고 있다. 빼어난 자연 경관과 전통 한옥이 어우러진 문화예술 공간으로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글 김경화

박소윤 한경매거진 기자 park.so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