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긋한 섬 여행이 좋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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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저터널 타고 보령 원산도
충남 보령에 원산도라는 아늑한 섬이 있다. 보령의 대표적인 관광지인 대천해수욕장(항), 태안의 안면도와 인접해서 우연히 이 섬을 발견한 사람들에게는 나만의 보물섬과도 같은 고즈넉한 정취로 기억되는 그런 섬이다.
원산도는 오랜 기간 육로가 없던 탓에 배로 왕래해야 했다. 시간을 단축해 모든 것이 빨라지고, 편리해지는 세상에서 원산도는 좀 더 느린 시간을 갖게 되었다.
원산도에 찻길이 생긴 것이 지난 2019년, 안면도와 원산도를 잇는 원산안면대교가 개통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원산도가 속한 보령(대천항)으로 가려면 태안을 끼고 돌아가든, 배를 타든 해야 했는데 이것도 옛말이 되었다. 지난 2021년 보령해저터널이 개통한 것이다.
원산도 가는 길은 위에서 가든, 옆에서 가든 아주 빨라지고 편리해졌다. (태안 영목항, 대천항에서 차로 10여 분이다) 나만 아는 섬에서, 모두의 섬으로
하늘에서 바라본 원산도는 마치 뫼 ‘山’(산)의 형상이다. 하여 이름도 ‘원산도’. 아늑하고 고즈넉한 정취를 드러내지만 섬은 작지 않다. 10.28km의 면적으로 충남에서는 안면도 다음으로 큰 섬이다.
백사장 규모가 30km에 이르는 원산도에는 저마다의 이름과 개성을 지닌 해수욕장이 자리한다. 오봉산, 사창, 구치, 원산도, 저두 해수욕장. 백사장은 같은데 그 이름마다 매력이 미묘하게 다르다. 여름철 피서지로 원산도해수욕장은 그중 인기가 높다. 가장 넓은 백사장을 자랑하며 서해안의 다른 해수욕장과 달리 남쪽을 바라보고 있는 덕분에 일출과 일몰을 동시에 감상할 수 있다. 백사장을 둘러싼 울창한 소나무숲과 소록도야영장도 잘 조성되어 있다. 원산도해수욕장 바로 위에는 구치해수욕장이다. 파도와 바람이 만들어낸 해식단애가 첫눈에 마음을 사로잡는다. 뜨거운 눈물 흘리는 촛대, 검은 숯덩어리의 모양으로 남은 해식애와 파식애가 작품은 인내해야 얻을 수 있는 것이라고 전하는 듯하다. 연인과 함께라면 사창해수욕장으로 가보자. 고운 백사장 위로 언덕배기의 억새가 피어 걷는 맛을 돋운다. 한적하고 개인적인 시간을 보내기 좋은 사창해수욕장은 해안가에 길게 뻗어낸 갯바위도 인상적이다. 원산도의 갯벌과 갯바위에는 꽃바래기, 청각, 말, 대속, 낙지, 해초와 조개, 바다생물로 가득하다. 다가서면 작은 구멍으로 숨기 바쁜 녀석들을 잡으려 아이들이 고사리 같은 손을 놀린다. (해수욕장 곳곳의 갯바위에는 물이 나갈 때를 기다려 낚시를 즐기는 이도 많다. 단, 마을 어촌계 양식장으로 출입을 삼가는 곳도 있으니 안내문을 잘 살펴볼 것) 원산도의 뷰 맛집, 바다 맛집들
차가운 바다와 따뜻한 커피는 낭만이라는 키워드로 조화를 이룬다. 원산도 초전항 인근에는 뷰 맛집으로 통하는 카페들이 자리해 잠시 쉬어가며 바다 낭만을 음미하기 좋다. 통창 너머로는 이름 그대로 시루떡을 닮은 시루섬이 보이고, 원산도의 ‘원’을 상징하는 루프탑의 조형물도 멋스럽다. 바다 맛집을 찾는다면 선촌선착장으로 가보자. 이름부터 ‘항구맛집’인 소담한 식당에서는 미역국이 메인인 푸짐한 백반 한끼를 맛볼 수 있다. 소주 한 잔을 부르는 칼칼하고 매콤한 맛의 갑오징어낚지볶음을 선보이는 원산도명가도 선촌선착장에 위치한다. (사진 = 이효태 프토그래퍼)
정상미 기자 vivid@hankyung.com
원산도에 찻길이 생긴 것이 지난 2019년, 안면도와 원산도를 잇는 원산안면대교가 개통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원산도가 속한 보령(대천항)으로 가려면 태안을 끼고 돌아가든, 배를 타든 해야 했는데 이것도 옛말이 되었다. 지난 2021년 보령해저터널이 개통한 것이다.
원산도 가는 길은 위에서 가든, 옆에서 가든 아주 빨라지고 편리해졌다. (태안 영목항, 대천항에서 차로 10여 분이다) 나만 아는 섬에서, 모두의 섬으로
하늘에서 바라본 원산도는 마치 뫼 ‘山’(산)의 형상이다. 하여 이름도 ‘원산도’. 아늑하고 고즈넉한 정취를 드러내지만 섬은 작지 않다. 10.28km의 면적으로 충남에서는 안면도 다음으로 큰 섬이다.
백사장 규모가 30km에 이르는 원산도에는 저마다의 이름과 개성을 지닌 해수욕장이 자리한다. 오봉산, 사창, 구치, 원산도, 저두 해수욕장. 백사장은 같은데 그 이름마다 매력이 미묘하게 다르다. 여름철 피서지로 원산도해수욕장은 그중 인기가 높다. 가장 넓은 백사장을 자랑하며 서해안의 다른 해수욕장과 달리 남쪽을 바라보고 있는 덕분에 일출과 일몰을 동시에 감상할 수 있다. 백사장을 둘러싼 울창한 소나무숲과 소록도야영장도 잘 조성되어 있다. 원산도해수욕장 바로 위에는 구치해수욕장이다. 파도와 바람이 만들어낸 해식단애가 첫눈에 마음을 사로잡는다. 뜨거운 눈물 흘리는 촛대, 검은 숯덩어리의 모양으로 남은 해식애와 파식애가 작품은 인내해야 얻을 수 있는 것이라고 전하는 듯하다. 연인과 함께라면 사창해수욕장으로 가보자. 고운 백사장 위로 언덕배기의 억새가 피어 걷는 맛을 돋운다. 한적하고 개인적인 시간을 보내기 좋은 사창해수욕장은 해안가에 길게 뻗어낸 갯바위도 인상적이다. 원산도의 갯벌과 갯바위에는 꽃바래기, 청각, 말, 대속, 낙지, 해초와 조개, 바다생물로 가득하다. 다가서면 작은 구멍으로 숨기 바쁜 녀석들을 잡으려 아이들이 고사리 같은 손을 놀린다. (해수욕장 곳곳의 갯바위에는 물이 나갈 때를 기다려 낚시를 즐기는 이도 많다. 단, 마을 어촌계 양식장으로 출입을 삼가는 곳도 있으니 안내문을 잘 살펴볼 것) 원산도의 뷰 맛집, 바다 맛집들
차가운 바다와 따뜻한 커피는 낭만이라는 키워드로 조화를 이룬다. 원산도 초전항 인근에는 뷰 맛집으로 통하는 카페들이 자리해 잠시 쉬어가며 바다 낭만을 음미하기 좋다. 통창 너머로는 이름 그대로 시루떡을 닮은 시루섬이 보이고, 원산도의 ‘원’을 상징하는 루프탑의 조형물도 멋스럽다. 바다 맛집을 찾는다면 선촌선착장으로 가보자. 이름부터 ‘항구맛집’인 소담한 식당에서는 미역국이 메인인 푸짐한 백반 한끼를 맛볼 수 있다. 소주 한 잔을 부르는 칼칼하고 매콤한 맛의 갑오징어낚지볶음을 선보이는 원산도명가도 선촌선착장에 위치한다. (사진 = 이효태 프토그래퍼)
정상미 기자 vivi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