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최초의 아파트’란 별칭을 가진 아야지니 동굴 마을. 거대한 천연동굴을 깎아 마을을 형성했다. 사진=박소윤
인류 최초의 아파트’란 별칭을 가진 아야지니 동굴 마을. 거대한 천연동굴을 깎아 마을을 형성했다. 사진=박소윤
도시의 이름을 보면 역사를 알 수 있다. 아피온카라히사르는 2004년 아피온에서 바뀐 이름이다. 튀르키예 최대 아편 생산지를 뜻하는 ‘아피온’에 검은 성채를 의미하는 ‘카라히사르’가 합쳐졌다.

아피온을 굽어보는 201m 높이의 바위 성채는 독보적인 존재감을 뽐낸다. 도시 전체가 해발고도 1034m의 바위산 기슭에 자리해 오르락내리락 걷는 재미도 쏠쏠하다.

현지인의 추천으로 일정에 없던 ‘아야지니 동굴 마을’에 들렀다. 언뜻 봤을 땐 구멍 난 커다란 암석에 불과했지만 내부에서 정교한 장식과 문양을 확인할 수 있었다. 천연 동굴을 깎아 만든 교회라는 설명에 고개가 절로 끄덕여졌다. 현재로 치면 4층 규모의 건물로, 교회 외에도 거주지, 무덤 등으로 쓰였다고 한다. ‘인류 최초의 아파트’라는 귀여운 별칭도 갖고 있다.
다양한 치즈와 카이막, 올리브, 빵, 채소 등 신선한 재료로 차려진 튀르키예식 아침식사. 사진=박소윤
다양한 치즈와 카이막, 올리브, 빵, 채소 등 신선한 재료로 차려진 튀르키예식 아침식사. 사진=박소윤
튀르키예는 미식 천국이다. 세계 3대 미식 국가로 꼽힌다. 덕분에 전국 각지에서 저마다의 개성을 지닌 음식을 맛볼 수 있다. 아피온은 한층 특별하다. 2019년 유네스코가 인정한 미식 창의도시로 지정돼 매년 미식 축제를 열고 있다.
튀르키예식 베이글인 시미트를 머리에 짊어진 상인. 사진=박소윤
튀르키예식 베이글인 시미트를 머리에 짊어진 상인. 사진=박소윤
아피온을 찾은 날 때마침 축제가 열렸다. 음식 냄새에 마음이 급해지는 건 만국 공통인지, 축제장으로 향하는 이들의 발걸음이 빨라졌다. 축제에서 맛볼 수 있는 전통 요리로는 소고기 또는 양고기로 만든 소시지를 넣은 수죽 되네르, 카이막을 넣어 더욱 부드러운 크림 로쿰, 튀르키예식 베이글 시미트 등이 있다. 짭조름한 게 한국인 입맛에도 꼭 맞는다.
아피온 미식 축제에서는 다채로운 튀르키예 향토 요리를 맛볼 수 있다. 사진=박소윤
아피온 미식 축제에서는 다채로운 튀르키예 향토 요리를 맛볼 수 있다. 사진=박소윤
박소윤 한경매거진 기자 park.soyoon@hankyung.com